하루 한마디

백치 슬픔

zzirong 2022. 11. 30. 12:44

백치 슬픔

 

사랑하면서

슬픔을 배웠다

 

사랑하는 그 순간부터

사랑보다 더 크게

내 안에 자리 잡은

슬픔을 배웠다

 

사랑은

늘 모자라는 식량

사랑은

늘 타는 목마름

 

슬픔은 구름처럼 몰려와

드디어 온몸을 적시는

아픈 비로 내리나니

 

사랑은 남고

슬픔은 떠나라

 

사랑해도

사랑하지 않아도

떠나지 않는 슬픔아

이  백치 슬픔아

 

잠들지 않고

꿈의 끝까지 따라와

외로운 잠을 울먹이게 하는

이 한 덩이

백치 슬픔아

 

나는 너와 이별하고 싶다.

 

- 신달자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