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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, 어떤 그리움 하나


빛바랜 담쟁이 넝쿨 아래

샘물 같은 미소로

반기는 보라빛 들꽃


코발트 색 하늘에서

선물처럼 내려온 양 떼 구름

봄보다 더 아름다웠던 내 생에 가을날


뜨거웠던 심장 위로 각인되면 쓰인

붉은 단풍 빛 연서는

가슴 일렁이는 가을,

어떤 그리움 하나입니다.


정답던 목소리 낯설게 들려도

삶의 언저리에 곱게 물든 사랑한 기억들이

퇴색된 낙엽처럼 부서져 흩날려도

서럽지 않은 이 가을


살랑이는 갈바람에 녹아드는

솜사탕 가은 인연이 남긴

가을, 어떤 그리움 하나입니다.


- 전혜령 -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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